Greenpeace 단계적 탈핵 캠페인
2017년 07월 17일

[재판참관기] 원전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작년 9월, 국내 최초로 평범한 시민들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뒤로 한 채 승인된 신고리 5, 6호기. 이 위법한 신규원전의 건설을 막고 안전하고 깨끗한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2017년 6월 29일, 드디어 이 소송의 첫 재판이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렸는데요. 위험하고 값비싼 원전에 직접 맞서 싸우는 용감한 시민들의 이야기,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이지연 캠페이너가 지금 들려드립니다!

평범하지만 용감한 시민들이 일어서다

기억하시나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세계 최대 원전 단지였던 고리에 신규 원전 두 기의 추가 건설을 승인했습니다. 바로 신고리 5, 6호기입니다. 하지만 당시 원안위의 건설허가 승인은 주민 의견수렴절차 부재, 중대사고를 고려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제외 등 무려 14가지에 달하는 문제를 간과한 채 진행됐습니다. 원안위가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국민 안전을 배제한 무책임한 결정이자 직무유기였죠.

<2017년 2월 25일 ‘560 국민소송단’ 부산 만남의 자리>

‘해도 해도 너무한’ 원안위에 맞선 이들은 559인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시민들이었습니다. 이렇게 결성된 ‘단계적 탈핵! 560 국민소송단’은 그린피스,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와 함께 2016년 9월 12일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날은 규모 5.8의 경주 대지진이 일어난 날이기도 했는데요. 이제 대한민국도 더 이상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로부터 안전하지만은 않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죠. 2017년, 대한민국은 촛불의 힘으로 다시 밝았습니다. 그린피스와 '560 국민소송단'도 탈핵 대한민국을 향한 힘찬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6월 13일, 새 정부에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정책' 공약의 책임 안전 배송을 촉구했고, 이어지는 19일에는 영구 폐쇄되는 대한민국 최초의 상업원전 고리 1호기에 대고 "잘가라 고리 1호기, 필요없다 신고리 5, 6호기!"를 외쳤습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드디어 위험하고 값비싼 원전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로 나아갈 것을 선언했지요!( 대한민국 ‘탈핵 에너지 전환’ 배송 체크하러 가기>)

이렇듯 탈핵으로 뜨거웠던 지난 6월. 그 화려한 마지막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소송’의 첫 재판이 장식했는데요.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 손주를 위해 참여합니다”

6월 29일 목요일 바쁜 평일의 오후.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전국에서 많은 원고와 시민분들이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소송’의 첫 재판 참관을 위해 서울행정법원을 찾아주셨습니다.

법원에 들어서기에 앞서, 그린피스와 ‘560 국민소송단’, 시민들이 함께 모여 현장에 나타난 원전 마피아와 줄다리기를 벌이는 이색 퍼포먼스를 진행했는데요. 원전 마피아를 단번에 쓰러뜨리며, 신고리 5, 6호기 취소와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루고자 하는 국민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소송’의 첫 재판 기자회견에서 시민 박은영(왼쪽)씨와 ‘560 국민소송단’ 74번째 원고 이다인(오른쪽)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어지는 기자회견에서는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560 소송단’의 74번째 원고 이다인 씨는 “이미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 중인 세계적 흐름을 따라 대한민국도 신규 원전을 그만 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고(이다인 님의 이야기 더 들어보기>>), 시민 박은영 씨는 “지금 이 세상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로부터 빌려온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안전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신고리 5, 6호기는 취소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장에는 오로지 신규 원전 취소에 대한 바람으로 전국 각지에서 오신 시민분들이 힘을 실어주셨는데요! 충청남도 아산에서부터 어머님과 함께 올라오신 백미송 씨는 “원전 건설은 이 땅에 살아가는 기성세대뿐 아니라 우리 손주들과 미래 세대에게도 중요한 문제이기에 어머니와 함께 재판을 참관하러 왔다”고 전하셨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한 신고리 5, 6호기 건설, 국민의 뜻은 이렇게나 간절합니다.

 

첫 재판, 주요 쟁점 들여다보기

드디어 오후 4시, 서울행정법원 지하 B201호에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소송’의 첫 재판이 시작됐는데요.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위법성에 대한 원고 측 변호사, 피고 원자력안전위원회, 그리고 재판부 사이에서 오가는 변론 및 중재 의견, 앞으로의 재판 진행 향방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소식! 양측 변론 끝에 재판부는 앞으로 사실 확인에 대한 공방 없이 비교적 신속한 법리적 판단이 가능한 세 가지의 쟁점들을 우선적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는데요. 만약 이 중 한 가지라도 위법하다고 판가름 날 경우,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허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취소될 수 있습니다!

첫 재판의 중심이 된 세가지 쟁점, 함께 알아볼까요?

그린피스 및 559인 국민의 원고적격 여부
‘560 국민소송단’의 원고 중엔 원전의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인 반경 20~30km 밖에 거주 중인 분들도 있습니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의 취소 소송을 제기할 원고 자격이 과연 반경 8~10km, 20~30km, 혹은 250km 이내 거주 국민에게만 있을까요? 아니면 사고 시 피해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국민 모두에게 있을까요?

중대사고 대비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적용 여부
중대사고 관리 및 대비를 강화하고자 개정된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원안위 고시 역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평가대상에 그동안 제외했던 중대사고를 앞으로는 포함하도록 개정되었습니다. 개정된 원자력안전법은 바로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가 승인된 날(2016년 6월 23일 0시)부터 시행되었는데요. 2016년 6월 23일 7시, 중대사고 대비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반영하지 않은 채 원안위가 통과시킨 5, 6호기 건설허가안, 법적으로 합당할까요?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의견수렴 범위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초안의 주민의견수렴 범위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8~10km였던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은 지난 2015년 5월 개정되어 20~30km로 확대되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주민 공청회가 개정 전에 이루어졌으므로 개정 전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560 국민소송단’은 건설허가가 이루어진 시점에 이미 법이 개정, 시행 중이었으므로 확대된 범위에 살고 있는 주민 의견수렴을 받지 않은 것은 법이 요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원전 사고가 난다면 과연 반경 30km 이내 거주하는 국민만 피해를 입게 될까요? 영화 [판도라]에서처럼, 원전 사고는 전국민에게 고통과 경제적 피해를 안깁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원전 건설의 이해관계자기에, 첫 재판의 쟁점이 되는 ‘원고적격’ 여부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해당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 중대사고를 포함시키는 것 역시 국민 안전을 고려했던 개정 취지를 생각하면 시행일로부터 바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테죠!

그린피스 원전 전문가 장다울 캠페이너가 설명하는 영화 [판도라]를 통해 드러나는 우리나라 원전의 ‘특수한 위험성’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오는 8월 17일(목) 오후 4시 서울행정법원 B201호,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소송’의 두 번째 재판이 열립니다. 재판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모두 참관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참여하세요!

두 번째 재판 참관하기

탈핵 에너지 전환, 모두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길

지난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 폐쇄 공식 행사에서 탈핵을 선언했지만, 정부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에 대해 앞으로 약 3개월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배심원단이 도출해 낼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소송 과정에서 밝혀질 신고리 5, 6호기의 문제점과 ‘560 국민소송단’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그리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대한민국 탈핵 및 에너지 정책을 소수의 전문가 기구가 아닌 시민의 ‘사회적 합의’로 결정하는 일이 조금만 더 일찍 이루어졌다면, 대한민국이 ‘세계 최대 원전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는 않았을 테죠. 어떤 에너지원을 선택할 것인지는 국민 안전과 행복에 직결되어 있기에, 기술이 아닌 가치와 윤리, 합의의 영역입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세상, 더 나은 미래를 결정하는 일은 전문가들만의 몫이 아닌 우리 모두의 역할이자 의무입니다.

그린피스는 앞으로도 ‘560 국민소송단’과 함께 위법하게 승인된 신고리 5, 6호기의 문제점을 밝혀내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위법하게 승인된 두 신규 원전을 국민이 직접 백지화하는 일, 안전하고 깨끗하고 민주적인 에너지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시작입니다.

2017년의 여름, 그린피스와 '560 국민소송단'이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단계적 탈핵과 에너지 전환, 국민 여러분도 함께 해주세요!

글: 이지연 /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9월 28일 세 번째 재판에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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